미국의 아이오와주에 살고 있는 마크는 괌 출신의 의상 디자이너이다. 동성애자이자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하면서 성별 이분법에 갇히지 않은 채 화장을 하거나 치마를 입곤 한다. 특히 재봉틀 앞에 앉아 작업을 할 때면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긴 드레스를 작업복처럼 차려입는다. 아직 디자이너로 정착하지 못한 마크는 생계를 위해 가방끈을 묶음으로 의뢰받아 제작한다. 끈을 분류하고 고리를 달고 박음질을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리듬감 있게 펼쳐진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날이면 마크의 치장은 더 화려해진다. 친구들은 그런 마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주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마크의 일상은 빈틈없이 평온해 보인다. 때마침, 괌에서 아동극 의상을 제작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다. 부모와의 재회는 규범적인 가족을 갖기를 바라는 그들의 욕망과 대면하게 한다. 그것은 마크의 일상에 균열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