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자한 풍악소리가 담을 넘어서까지 들려오는 기방, 화혼옥. 지금은 낙향했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움켜쥔 김대감과 이대감이 거나한 술판을 벌였다. 허나, 호기롭게 내민 술잔의 흥취도 그날 밤으로 끝이었으니, 이대감이 화혼옥 복판에서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기생 애향은 이대감의 죽음이 실종된 다른 기녀, 소월의 짓이라고 떠들어댄다. 그러자 화혼옥에 귀신이 산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나간다. 귀신이 산다는 기괴한 소문의 기방, 화혼옥에 한 사내가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효랑’, 알량한 그림솜씨로 먹고 사는 한량이다. 효랑은 있는 대로 먹고 마시고 놀았으면서도 술값 같은 거 없으니 그림으로 대신하겠노라 배짱을 부린다. 그리고 본보기로 그림 하나를 꺼내는데, 기생 화란은 그 초상화가 사라진 소월의 얼굴과 닮아 크게 놀란다. 그 날 밤, 소월의 원귀에 홀린 애향은 변사체로 발견된다. 이에, 고을 사또는 화혼옥의 연속된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화혼옥에서 사라진 기녀, 소월. 미스테리한 변사체로 발견되는 애향. 말 못할 비밀을 감추고 있는 벙어리 하녀, 옥섬. 기괴한 소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기녀, 화란. 그리고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신비한 행수기생 매화. 과연 화혼옥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을까. 떠돌이 환쟁이 효랑은 왜 화혼옥을 찾아온 것이며, 사또가 변을 당한 후 고을을 장악한 김대감의 진짜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죽어서도 기방을 떠나지 못하는 기녀들의 사연이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