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분 2003-05-30 금 스물 여덟의 간호사인 윤화(수애)는 지독한 바람둥이 상현(김태현)을 애인으로 두고 있다. 가뜩이나 마뜩찮은 애인 상현은 윤화에게 치매를 앓고 있는 어머니(서권순)를 요양원으로 보낸 후 자신과 결혼하자는 어려운 요구를 한다. 막상 상현과 헤어지려고하니 초등학교 동창 시절부터 함께 했던 20년의 기억이 윤화의 발목을 붙잡는다. 그렇다고 눈 딱 감고 결혼을 하자니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가 마음에 걸린다. 어느 날, 운전 도중 어머니와 실랑이를 하던 윤화는 실수로 한 남자(기정)를 치게 된다. 윤화는 사고로 인해 집도 이름도 기억 못하는 기정(백종학)을 집으로 데리고 온다. 치매로 정신이 나간 어머니와 기억상실증세를 보이는 기정. 두 사람을 윤화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하지만, 다행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교감이 이루어졌는지, 기정은 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시고, 어머니도 기정을 끔찍이 아낀다. 그런데 기정은 자신의 신상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 아내에 대한 것은 아주 사소한 첫 만남까지도 기억하고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아내가 자신과 함께 살았던 이 동네를 꼭 찾아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 기정을 지켜보던 윤화는 그의 절절한 사랑에 묘한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어머니 간병에 지쳐 있다가 기정의 등장으로 모처럼 숨통이 트인 윤화는 상현과의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윤화는 처음에는 의심하고 경계했던 기정이 어머니와 자신에게 보이는 세심함에 점차 끌리게 된다. 그러나 기정과 어머니 때문에 상현과다투고, 기정은 밤새 윤화의 집을 나간다. 상현의 말대로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온 윤화는 며칠 뒤 기정으로부터 자신의 초상화를 받는다.그리고 상현과의 제주도 여행을 펑크내고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상현과의20년간의 관계를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