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분 2004-05-07 금 곰스크로 향하는 기차에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있다. 새로운 출발을 상상하며 들떠있는 남자(엄태웅), 하지만 여자(채정안)는 남기고 온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줄곧 무표정인 여자와 마냥 기분 좋은 남자. 여자의 무릎 위에 놓여있는 부케가 쓸쓸하다. 기차는 어느 조용한 마을역에 정차한다. 남자와 여자는 역 대합실을 빠져나와 작은 레스토랑으로 향한다. 레스토랑에서 여자는 자신이 부케를 레스토랑 작은 화분에 꽂아둔다. 여자는 이곳에 무언가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 했던 것일까. 갑자기 기차의 출발을 알리는 기적소리가 들린다. 곰스크로 향하는 기차는 남자와 여자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은 레스토랑의 2층 작은 방에서 밤을 보낸다. 다음날, 콧노래를 부르며 방청소를 시작한 여자는 창밖 풍경을 보며 평온을 찾는다. 청소할 필요 없다는 남자의 말은 들리지 않는지 여자는 자신의 일에 열중한다. 곰스크로 향하는 기차가 언제 이곳에 정차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자는 처음부터 그랬듯이 이곳 생활에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남자의 곰스크를 향한 동경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기만 한다.